누구나 한 번쯤은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탁 트인 바다와 바람, 여유로운 사람들, 그리고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많은 도시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제주 역시 집값과 땅값이 빠르게 오르며, 단독주택을 마련하거나 땅을 구입하는 것은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바로 제주에 방치된 폐가를 구입해 직접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저렴한 집을 사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손으로 공간을 재창조하고, 삶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사례는 서울에서 오랜 시간 맞벌이 생활을 해오던 40대 부부가 제주 중산간 마을에 위치한 폐가를 구입해 100% 셀프로 전원주택을 만든 이야기다. 이들은 건축 경험도, 시공 지식도 없었지만, 하나하나 부딪히며 배우고 고쳐가며 제주의 자연 속에서 자신들만의 집을 완성했다. 이 글에서는 폐가 매입부터 리모델링 과정, 실제 비용, 시행착오, 그리고 현재의 변화된 삶까지 하나의 구체적인 모델로서 정리하며, 제주 폐가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폐가 리모델링, 제주 중산간에서 시작된 전원생활의 첫걸음
이 부부는 서울에서 15년 넘게 일해온 평범한 맞벌이 직장인이었다. 아침 7시에 출근하고 밤 10시에 퇴근하는 삶이 반복되었고, 그 속에서 부부는 점점 ‘내 삶을 내가 통제하지 못한다’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1년간 전국 여러 귀촌 지역을 조사한 끝에 제주로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제주시 외곽의 단독주택이나 토지를 알아봤지만, 대부분 땅값만 수억 원이 넘는 수준이었고, 계획은 계속 미뤄졌다. 그러던 중, 중산간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지붕이 무너진 단층 폐가 한 채를 소개받았다. 대문은 녹슬고, 마당은 잡초로 뒤덮여 있었으며, 내부는 거미줄과 먼지로 가득했지만, 건물의 기초와 벽체 상태는 생각보다 양호했다. 부부는 마을 주민과 직접 연결해 1,200만 원이라는 금액에 폐가를 매입했고, 이후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지자체 건축과의 사전 상담까지 모두 철저히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이 폐가는 구조적 안전성도 확보 가능했고, 건축 규제도 비교적 유연한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게 이들은 제주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한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되었다.
폐가 리모델링, 100% 셀프로 완성한 제주 전원주택
부부는 전체 리모델링을 외부 시공업체 없이 직접 해보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단 하나, 비용이었다. 전문가에게 맡길 경우 5,000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견적을 받고는 과감하게 “직접 배워서 하자”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처음에는 벽돌 쌓는 법도 몰랐고, 도면도 그려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부부는 하루에 4시간 이상 유튜브, 블로그, 건축 관련 책들을 파고들며 시공 지식을 익히기 시작했고, 설비 재료 하나하나를 인터넷으로 비교하며 공부했다. 공정은 지붕 보강 → 내부 단열재 시공 → 창호 교체 → 바닥 콘크리트 타설 → 전기 배선 → 주방·화장실 설비 설치 → 내부 인테리어 순으로 진행되었고, 공사 기간은 약 5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자재는 대부분 제주 내 중고 거래 플랫폼, 철물점, 해체 현장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했고, 인건비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리모델링 총비용은 약 2,900만 원. 이 중 70%는 자재비였고, 20%는 장비 대여, 나머지는 전문가 자문 비용이었다. 결국 이들은 약 4,100만 원(구입 + 리모델링)을 들여 마당이 있는 제주 전원주택을 직접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중요한 건 “완벽함보다 꾸준함”이었다고 부부는 말한다.
폐가 리모델링 도중 겪은 실수와 예상치 못한 변수들
셀프 리모델링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제주의 기후였다. 제주 중산간 지역은 강풍과 습기가 심해, 단열재가 젖어버리거나 지붕 자재가 날아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초기에 시공한 단창 유리창은 강풍에 흔들려 제대로 닫히지 않았고, 결국 이중창으로 전면 교체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또한 내부 벽에 사용한 페인트가 습기에 적합하지 않아 곰팡이가 피었고, 결국 석회 기반 마감재로 다시 시공해야 했다. 전기 공사 또한 예상보다 까다로웠다. 오래된 배선은 안전 기준에 맞지 않아 한전과 협의를 거쳐 외부 전신주에서 인입선을 새로 설치해야 했다. 정화조 역시 기존 것은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아 지자체에 신청해 신규 설치를 진행, 이 과정에서도 200만 원가량의 예상외 지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부부는 “문제가 생기면 당황하지 않고 차근히 다시 계획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그만큼 집에 대한 애착과 숙련도는 점점 높아졌고, 나중엔 설계도 직접 수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폐가 리모델링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이들은 몸소 겪으며 배웠다.
폐가 리모델링 이후, 자립적인 삶으로의 전환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한 뒤, 부부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텃밭에서 나는 채소로 식사를 해결하고, 남는 시간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마을 주민들과 교류하며 하루를 보낸다. 과거에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며 반복되는 일상에 갇혀 있었지만, 지금은 해 뜨는 시간에 일어나고 해 지면 불을 끄고 쉬는 삶을 살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높은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고, 생필품 외의 소비는 거의 없다. 소득은 줄었지만, 지출이 줄어든 만큼 오히려 삶에 대한 여유는 커졌다. 현재 이 부부는 제주 폐가 리모델링 과정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있으며,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규모 셀프 리모델링 워크숍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공간이 단순한 집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삶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라는 점이다. 폐가 리모델링은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강력하다. 당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이 분명하다면, 폐가는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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